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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지키기
- · 작성 : 관리자
- · 작성일 2016-03-25 11:39
- · 분류 : 기타
수면 중 숨 잠깐 멈추는 무호흡증 스스로 감지 못해 치료 소극적 의심땐 수면검사 통해 치료해야
내 친구 중에는 운동을 정말 싫어해서 어떤 것도 전혀 않는 이가 하나 있다. 아무리 이런 저런 운동을 권유해봐도 그 친구는 무슨 변명을 대서라도 운동을 피한다. 그때마다 하는 말이 자기 목표는 가늘고 길게 사는 것인데, 그러기엔 "숨쉬기 운동" 하나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가벼운 농담으로 그 말을 받아들이곤 하지만, "숨쉬기"가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닌 경우들이 있다.
지난 2월 16일에 미국의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관이 휴양지에서 밤에 자는 동안 갑자기 사망을 하면서 미국 정치계가 큰 충격에 빠진 일이 있었다. 정확한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평소 그에게 고혈압과 무호흡증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죽음에 이 무호흡증이 관여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조심스런 예측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스크립스 수면센터의 다니엘 크립케 교수에 의하면, 스칼리아 대법관 연령대에서는 무호흡증 비율이 30% 가까이 되며, 그가 비만인데다가 굵은 목둘레를 가지고 있어서 무호흡의 위험 요인이 높은 상태였고, 사망한 지역이 해발 1천300m 이상의 고산 지대인지라 무호흡을 더 심하게 유발시켰을 것이라고 한다. 미국 정치계와 법조계의 거물의 갑작스런 죽음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크립케 교수의 추정이 매우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무호흡증은 한 마디로 자는 동안에 숨이 잠깐씩 멈추는 것이 주 증세인데, 그로인해 밤새 숙면이 안 되고 낮 동안에 많이 졸리고 피곤할 수가 있다. 무호흡증이 생기는 이유는 잠을 자는 동안에 혀뿌리의 아래쪽으로 형성되어 있는 기도가 여러 원인에 의해서 일시적으로 막히면서 공기 흐름이 차단되기 때문이다. 무호흡증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에는 일상생활에서 삶의 질이 떨어질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매우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밝혀졌다. 대표적인 합병증으로는 심장 발작, 부정맥, 고혈압, 뇌졸중, 우울증, 당뇨, 교통사고, 성기능 장애, 학습장애 등이 있다. 아주 심한 무호흡증을 치료하지 않고 지내다보면 과음 상태나 고산지대와 같은 특정 상황에서 호흡곤란이 와서 사망할 수도 있다. 무호흡증을 겪는 이들의 대부분은 스스로는 무호흡 자체를 별로 감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치료에 소극적인 경우가 많은데, 이를 간과하다가는 더 큰 희생을 치뤄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 병이 의심될 경우에는 수면검사를 통해서 진단을 받고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무호흡증의 치료로는 지속적양압기(CPAP) 사용, 수술적 치료, 구강내 장치 착용 등이 있는데, 무호흡증의 정도와 개인의 특성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
사람의 생명을 목숨이라고 한다. 이 말은 "목+숨"에서 나왔다는데, 목에서 숨쉬는 동작이 유지되는 것을 생명과 동일시한 말이다. 무호흡증에서 공기 흐름이 멈추는 목 안의 위치가 바로 인후부인데, 이 곳이 바로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위치이자 "숨이 멎는다"는 말이 문자 그대로 적용되는 지점이다. 누구든 무병장수를 원한다면 오늘 밤에 잠시라도 숨이 멎지 않는지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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